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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카페]수락산 자락에 옛 정취 가득한, 바위소리
2004년 12월 26일 (일) 04:37:00 |   지면 발행 ( 2004년 12월호 - 전체 보기 )

미군부대의 헬기가 쉼 없이 뜨고 내리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 건너편 들녘은 추수 끝난 후의 여유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경기도 의정부시 산곡동, 조용한 농촌마을과 마주한 미군부대 어디쯤에 전원카페가 자리할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카페 안내판을 따라 들어가면 ‘바위소리’ 를 만날 수 있다. 수락산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손님 수가 상당하다. 단체손님을 위한 좌석이 따로 마련돼 있어 여유롭게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이유도 있지만, 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생활용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검정고무신부터 인디언 인형들까지...
옛 추억이 묻어나는 생활용품과 테마파크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어울림을 담아보았다.

유년시절을 인근에서 보낸 유기광 사장은 향토적인 풍경을 기억하고,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자연친화적인 통나무 소재를 이용해 카페를 만들었다. 계절별로 변하는 수락산의 주변 풍경과 오래도록 변치 않는 통나무야말로 더없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카페를 오픈하기 전, 10년 가까이 한식점을 운영하며 하나둘 모아온 다양한 소품들은 지금의 카페 곳곳에서 빛을 내고 있다. 시골에서 자라며, 자연과 가까이 지낸 덕분에 유 사장은 테이블을 손수 제작하고, 카페 현관문에 양각으로 ‘바위소리’, ‘청산별곡’ 등의 글자를 직접 새겨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카페 현관을 촬영하는 중에 한 손님이 와서 말을 건넨다. 단체사진을 한 장만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오는 곳이라고 소개를 한다.

“요즘 아이들은 하루에 학원을 두세 군데 다니고, 컴퓨터에 매달려 게임만 하기 바쁜데, 이곳에 오면 예전에 엄마 아빠가 사용하던 소품들을 보면서 무척 신기해하거든요. 올 때마다 구석구석을 돌며 구경하는데 정신을 팔곤 하죠.”

대낮에 밝히는 촛불
카페 내부에는 다른 곳과 달리 천장에 인공 조명을 설치하지 않고, 부분 조명만으로 실내 분위기를 밝히고 있다. 별당과 창가 쪽에 자리한 테이블을 제외하면, 한낮에도 촛불의 운치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촛불을 밝힌 테이블 옆의 길다란 주전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데, 이 역시 유기광 사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사온 장식품이라고. 램프의 요정 지니를 금방이라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특이한 모양의 나무의자도 모두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왔다. 골동품이나 옛 생활용품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모은 것은 아니고, 어린 시절 소 여물통이나 농기구 등 주변에서 자주 봤던 기억 때문에 하나둘 모은 것이 지금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한다.

이 외에도 유 사장이 직접 황학동 벼룩시장을 돌며 구한 소품은 지금은 보기 힘든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황학동 벼룩시장이 없어지고 나서 그런 소품을 구입하는 게 힘들어졌단다. 동대문운동장 안에 시장이 들어서긴 했지만 예전만큼 볼거리가 풍성한 것 같지 않아 잘 찾지 않는다고.

한 켠에는 유 사장이 오랫동안 모아온 수백 장의 엘피판이 자리하고 있다. 모두 누렇게 빛은 바랬지만, 더 이상 제작조차 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사라져 가는 풍경의 아쉬움이 생긴다. 얼마 전 엘피판을 제작하던 마지막 업체가 문을 닫았다는 보도가 있었기에 이곳의 엘피판들이 더욱 정감 있게 느껴진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현관에 자리한 무쇠솥은 실제로 문풍지를 제작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솥의 지름이 어른이 양팔을 벌린 만큼 크다.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오는데, 아이들은 그 솥의 크기만 봐도 신기해하며 올라서 보려고 까치발을 들어 주변을 돌기에 바쁘다.

카페 중앙에는 커다란 부뚜막을 만들어 놓고 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생활용품들을 가지런히 올려 놓았다. 검정 고무신을 비롯해 양은 도시락, 검정 교복, 주황색 전화기, 교실에서 사용하던 낡은 의자 등을 보면서,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반가워하는 손님들도 있고, 처음 보는 물건에 신기해 하며 쳐다보고, 만져보는 어린 손님 등 반응도 각양각색이라고. 가족 단위의 손님들은 이 부뚜막 앞에 서서 엄마 아빠가 어릴 적에 사용한 물건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을 듣고, 아이들은 직접 만져보면서 옛날 이야기를 듣기에 여념이 없다.

카페 내부의 커다란 벽난로는 특히 겨울철에 인기를 끌고 있다. 호일로 하나씩 포장을 한 고구마를 벽난로에 넣어 익혀 먹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별당과 메인홀에 각각 하나씩 위치한 벽난로 주변에는 올겨울을 따듯하게 보낼 수 있는 장작들이 쌓여 있어 추운 겨울바람이 불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자연속으로 옮긴 테마파크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에 정감 있는 분위기도 좋지만, 젊은이들을 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필요했다. 카페 별관을 통해 뒷정원으로 나가면 바위소리의 또 다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익살스러운 표정의 인형은 물론,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들처럼 가로줄무늬의 죄수복을 입고 있는 인형, 인디언 추장과 해적선장 인형 등을 배치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정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테마파크의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아이들을 비롯해 뒷정원을 찾은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인형 앞에 서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바쁘다.

재미있는 표정의 인형들 외에도 나뭇가지에 줄을 매달아 설치한 그네, 영국의 동물원에서 사파리 관람용으로 사용했던 버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등 눈에 띄는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그림이 그려진 버스 안에서 뛰노느라 정신이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유기광 사장은 특별한 서비스를 한 가지 더 제공한다. 주말에 골프카를 직접 몰아 정원을 쭉 둘러보도록 하는 것이다.

숲속에 둘러싸인 야외 좌석에는 수락산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오솔길을 따라 조용하게 산책을 할 수도 있고, 겨울에는 모닥불을 피워 보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다. 田

찾아가는 길
의정부 -> 퇴계원 방향 -> 송산 검문소 지나서 우회전 -> 바위소리 안내판 따라 이동
(문의 031-841-4400)

글·사진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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