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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천회유식 정원을 그대로 옮긴 - 남해김환종·김정아부부의정원
2012년 3월 13일 (화) 16:48:44 |   지면 발행 ( 2012년 1월호 - 전체 보기 )



남해 원예예술촌의 화수목花水木정원엔 늘 잔잔한 물이 흐른다. 정원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연못과 그 위로 크게 휜 소나무가 분위기를 더하고, 정원 입구에 마련한 작은 상점은 마치 고풍스러운 일본 거리를 연상케 한다. 일본풍의 외관이 돋보이는 주택과 조형물이 한데 어우러진 정원은 차분하고 절제된 매력을 은은히 풍긴다.

글·사진 백희정 기자 취재협조 원예예술촌 055-867-4702 www.housengarden.net

 

30년 넘게 미국에 거주한 김환종 씨 부부는 은퇴와 함께 한국에 돌아왔다. 사진을 하는 친한 친구가 우연히 남해에 자리 잡은걸 보고 남해에 크게 이끌려 원예예술촌에 입주하게 된다. 원예예술촌 회원들과 앞으로 이곳을 어떻게 꾸릴까 생각하던 중 각기 다른 나라의 테마로 정원을 조성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김환종 씨 부부는 일본
식 정원을 만들기로 한다. 아내 김정아 씨가 4년간 일본에서 조형학을 전공했던 경험을 살려 직접 디자인을 했고 그에 어울리는 일본풍의 목조주택을 지었다.
오랜 시간 미국에서 살아왔던 만큼 미국식 정원이 익숙했을 법도 하지만 볼거리가 더욱 다양하다는 점에서 일본 정원이 잘 맞았다고 한다.
김환종씨는"미국정원은집앞에잔디를깔고정원을가꾸는스타일이 매우 심플하지요. 지역에 따라 동부 쪽은 영국이나 프랑스 식으로 꾸미기도하지만보통은단조로워자칫심심해보이기도합니다"라고말했다.
부부는 후쿠오카로 여행을 떠나 10곳이 넘는 정원을 견학하고 다양한자료를 수집해 일본의 무사정원, 그중에서도 지천회유식池泉回遊式정원을 구현해 냈다.

 
물이 흐르는 정원
일본의 정원은 중국, 한국 문화와 사상의 영향을 받음과 동시에 독자적인 형태를 구축했다. 기본적으로 대자연을 모체로 한 이상향을 정원에 담아낸다. 이는 자연의 풍경을 그대로 들이는 서양식 정원과 구분되는데, 일본 정원은 자연 속의 경관 중 좋아하는 부분만 따서 축소한 모습을 추구한다. 불교를 기반으로 한 우주의 모습, 신선세계와 자연미를응축한 경치를 소재로 입체적인 정원을 그려낸다.
일본 정원 디자인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화도花道, 꽃꽂이의 구성 이론과 맥락을 함께한다. 정원 각각의 요소마다 개성을 살려 큰 것은 더욱크게, 작은 것은 더욱 작아 보이도록 강조하거나 차이를 만든다. 나무마다 높이를 각기 달리해 원근감을 주기도 하는데 이는 정원 구성을 더욱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화수목 정원은 일본의 지천회유식 정원을 축소해 놓은 모습으로 이정원의 기본 요소는 연못이다. 연못을 큰 줄기로 두고 그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나무와 풀, 조경물을 설치해 볼거리를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화수목 정원은 이 지천회유식 정원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경사를 이용해 조성한 언덕에 긴 연못을 만들어 늘 물이 흐르게 하고 그 사이에 작은 석등과 다리 등의 조경물을 두었다. 일본의 절이나 신사 등에선 이렇게 물이 잔잔하게 흐르는 정원을 큰 규모로 조성해 그곳에서 다도모임을 갖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색다른 꽃으로 만발하지만 일본 정원은 꽃을 많이 심지 않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전반적으로 절제된 매력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식 水·木에 한국의 花를 추가
김환종 씨 부부는 정원과 집을 함께 시공하는데 1년의 시간을 쏟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다 와 생소한 환경에서 짓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모형을 만들면서 하나하나 직접 설계했어요."여느정원에비해꽃이많지않은편이다." 일본정원은전통적으로꽃이많지않습니다. 수국이나방울꽃을조금씩심는정도인데, 원예예술촌의 규정에 맞춰 작은 규모로 심어 뒀어요. 봄엔 철쭉이 화려하게 핍니다. 연못가엔 붓꽃이 피기도 하고요."정원엔 갈대를 조금 심었다. 크게 군락을 만들면 보는 재미가 있지만 정원의 넓이를 고려해 소규모로 식재했다. 은목서와 소나무가 눈에 띈다. 꽃보다 나무와 정원석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까닭이다."일본식 정원엔 향나무나 소나무도 잘 어울려요. 우리도 소나무를 많이 심고 매화나무와 은목서를 심었는데, 따듯한 곳에서 아주 잘 자라더라고요. 은목서가 한창 자랄 땐 향기에 흠뻑 취할 정도예요."
김환종 씨 부부는 연못 옆에 심은 소나무 두 그루와 입구에 심은 소나무를 가장 좋아한다. 그 소나무 덕분에 평범한 나무도 어떤 위치에 어떤 방향으로 심느냐에 따라 크게 변한다는 걸 느꼈단다.
정원 입구엔 작은 가게를 만들었다. 원예예술촌 방문객들을 위한 케틀콘과 솜사탕 가게인데 일본풍의 목재 건물이 정원을 돋보이 게 한다. 김환종 씨 부부는 집부터 정원, 상점까지 일본 특징을 그대로 담아내 통일감이 느껴지도록 신경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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