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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의 세계로] 왜 스틸하우스에 매료되는가
2006년 2월 27일 (월) 11:52:00 |   지면 발행 ( 2006년 2월호 - 전체 보기 )

우리가 편하게 ‘스틸하우스’라고 부르는 공법의 정확한 미국식 명칭은 ‘박판 철골구조 주택(light gauge steel framed house)’이다. 말 그대로 두께 1.0밀리미터 내외의 아연 도금 강판을 냉간 성형하여 ‘輕ㄷ形鋼’이나 ‘립ㄷ形鋼’을 만들어 사용하는 내력벽식 구조 공법이다. 미국의 전통 목조주택 공법인 2×4인치 시스템, 즉 경골 목구조 공법이 그 원류라고 하겠다.

흔히 스틸하우스 공법은 최근에 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이미 1900년대 초에 등장했다. 당시에는 목재에 비해 비싼 철강재 가격과 수요자의 인식 부족, 현장 시공 기술력의 미흡 등으로 일반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시작된 목재 가격의 상승과 불안정성으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었고, 1980년대 들어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자원 재활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1990년대에 이르러 관련 기술과 제도의 정비와 함께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현재 스틸하우스는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공급되고 있으며,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일본의 경우도 1995년의 고베대지진을 계기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일부에서는 ‘현재 우리의 스틸하우스 공법은 미국의 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기술의 원류는 미국이지만, 우리와 미국의 주거 환경 및 문화의 차이로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POSCO의 적극적 투자와 지원 하에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친 연구와 실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스틸하우스 공법’이 탄생하게 됐다. 일교차와 사계절 기후 변화가 심한 특성과 복층 건물의 경우 고정 하중을 증가시키는 온돌이라는 고유의 난방 문화와 그에 따른 생활습관, 인치와 미터라는 계측 기준의 차이 및 KS규격 자재의 활용을 위한 모듈의 변경, 건축법규 상의 차이 등 수 많은 요소들이 ‘한국형 스틸하우스 공법’의 정립을 필요하게 만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시되는 것이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어프로치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서울, 포항, 광양에 총 7동의 주거 가능한 모델하우스를 건립해 일반인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한편 주거 성능을 시험했고, 기흥연구소 내에는 60평 규모의 모니터링 하우스를 건립하고 건물 벽체 내부와 각 공간에 습도와 진동, 소리 등에 대한 센서를 수백 개 설치해 주거 성능과 내구성을 테스트한 것은 획기적인 시도였다 할 수 있겠다.

실제로 필자가 스틸하우스를 주제로 한 학기 동안 강의를 하면서도 그 많은 자료와 데이터를 모두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체계화된 정보의 양이 방대한 우리의 스틸하우스는 비록 그 연륜은 짧다 할지라도 다른 어느 공법보다도 과학적이고 적극적인 R&D투자에 의해 정립된 완벽에 가까운 공법이다. 또 한국철강협회 강구조센터를 중심으로 한 연구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는 주거 문화 개선의 첨병인 것이다.

손에 잡히는 스틸하우스

스틸하우스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여기에서는 스틸하우스의 자재, 구조, 시공, 성능의 특성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간략하게나마 기술해 보았다.

◆ 자재

스틸하우스에는 ‘KS D 3854’에 제정된 건축 구조용 표면처리 형강이 사용된다. 냉간 성형된 구조재는 기둥과 같은 수직 부재인 ‘스터드(stud)’와 스터드를 상하로 긴결하는 ‘트랙(track)’ 및 바닥이나 천장을 받치는 장선 부재인 ‘조이스트(joist)’로 구성된다. 같은 ‘ㄷ’자 형상이지만 스터드와 조이스트는 끝이 고부라진 ‘립’ 형태를 갖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부재를 스크루(screw)와 각종 접속철물로 연결해 하나의 구조체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반 구조용 경량 형강의 항복강도는 2400kgf/㎠이지만, 스틸하우스에 사용되는 것은 3000kgf/㎠로 25퍼센트 정도 더 강한 항복강도를 갖고 있으며, 부식을 막기 위한 아연 도금 량도 일반적인 것보다 높다. 따라서 아연 도금된 형강이면 아무것이나 써도 된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한 것으로, 건물의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한국철강협회에서 인증한 스틸하우스용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구조

스틸하우스 구조는 일반적인 Post & Beam방식이 아니라 내력벽식 구조로 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스터드와 트랙으로 구성된 벽체 자체가 각각의 기둥 역할을 하며, 이러한 벽체들을 다시 조이스트나 트랙 그리고 X- bracing이나 강대, 트러스 등을 이용해 수평적으로도 구조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완벽하게 구조 설계된 스틸하우스는 마치 자동차나 항공기와 같이 전체가 하나의 엮여 있는 구조체로 힘을 발휘하게 됨으로써 지진, 태풍 등의 천재지변에 강한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구조 설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이러한 구조 설계는 전문화된 스틸하우스 전용의 구조 설계 프로그램이나 RIST에서 대중적으로 보급하는 ‘구조 설계 매뉴얼’에 의해 해결할 수 있다.

◆ 시공

필자가 러브하우스나 6시 내고향 백년가약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달 이내의 짧은 공기에 건물을 완성시키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인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면 방송적인 조작이 아니냐는 의문인데, 솔직히 공개하자면 한 달이라는 공기를 보장 받은 것은 백년가약 프로그램의 경우 내가 지은 30채 중 5채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 20일 정도에 지어지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9일 만에 25평 규모의 마을회관을 신축한 적도 있다. 물론 정상보다 많은 비용이 투자되고 야간작업도 불사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스틸하우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스틸하우스 시공은 잘 짜여진 매뉴얼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방이 명확하고, 기초공사와 동시에 벽체를 사전 제작하여 조립하는 등 건식공법의 특성에 따라 동시다발적인 공정의 투입이 가능하기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스틸하우스는 모듈화 되어 있고, 시방이 간편하고 명확하기에 공사하는 사람은 물론 지켜보는 건축주도 즐겁게 자기 집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투입되는 자재의 양이나 품질 등도 쉽게 파악 가능하여 건축의 투명도도 높일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인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과 함께 스틸하우스가 갖는 이러한 시공 상의 장점들은 시공자와 건축주간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성능

스틸하우스의 성능은 크게 내구성과 주거 성능으로 나눌 수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 공법에 비해 상당히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구조적 안전성은 캘리포니아나 고베대지진 등의 천재지변을 통해 입증된 바 있고, 구조체의 내구연한도 100년을 보장할 수 있다.
다음은 주거 성능 분야인데 가장 우수한 부분은 단열성이라 하겠다. 이는 우리가 겨울철에 얇은 옷을 여러 겹 끼어 입는 것이 더 따뜻한 것과 같은 원리로 2겹의 석고보드, 내부 인슐레이션, OSB합판, 외단열재 및 외장재 등으로 구성되는 벽체는 구조적으로 갖는 밀폐성과 함께 타 공법과 비교할 수 없는 단열 성능을 나타나게 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주거에 필요한 내화 및 차음 성능을 인증 받았으며, 계획된 벽체의 가변 성능도 주거의 편이성을 높이는 부분이라 하겠다.

스틸하우스 오해 바로잡기

건축을 일컬어 ‘가장 배타적인 전문가 분야’라고 평하기도 한다. 또 건축 중에서도 주택은 가장 보수성이 강한 분야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새롭게 등장한 스틸하우스 공법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여러 방면에서 많은 의문들이 제기됐고, 그 중 대부분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데이터를 근거로 불식시켰지만 아직까지도 근거 없는 마타도어(matador)식의 공격과 오해가 일부 남아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 대표적 사례 몇 가지를 기술하여 보고자 한다.

◆ 스틸하우스는 싸구려 집? 혹은 비싼 집?

건축 상담을 하면서 가장 곤란한 경우가 거두절미하고 “평당 얼마예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될 때다. 이런 현상은 그간 소위 집장사라 불리는 업자들의 농간에 시달려 온 고객들의 자기 방어적 수단이라 생각되어 죄송한 마음이 앞서긴 하지만, 어쨌든 무척 당황하게 되는 경우라 하겠다.
음식도 쓰이는 재료에 따라 값이 다르고, 요즈음은 같은 이름의 자동차도 배기량과 옵션에 따라 엄청난 가격 차이가 나는 세상이다. 하물며 주택이야 오죽하겠는가? 어느 공법을 막론하고 건축 단가는 설계에 의해 좌우된다. 내 경험으로는 목조나 R.C나 할 것 없이 골조까지의 비용은 대동소이하다. 문제는 내·외장재 및 창호, 부속물 등의 선택을 포함한 디자인의 문제인데, 신뢰를 바탕으로 이런 인식을 확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스틸하우스는 경제적’이라는 홍보 문구를 싼 가격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탁월한 주거 성능에 의한 유지 관리비의 절감과 비교적 짧은 시공기간에 따른 경제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택의 가격과는 무관한 사항이라 하겠다.

◆ 스크루 접합보다 용접이 안전하다?

스틸하우스는 앞에서 설명한 구조체들을 셀프 드릴링 스크류(self drilling screw)로 접합하는 공법이다. 이를 두고 세월이 흐르면 스크루가 풀려 위험해진다거나, 용접을 병행해야 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
스틸하우스에 사용되는 스크루는 첨단 과학의 결정체로 수명이나 강도는 말할 것도 없고, 진동이 많은 자동차에 사용되는 스크루처럼 풀림 방지 기능이 되어 있어 구조체와 같은 수명을 갖게 된다. 특히 스틸하우스 전용의 구조 해석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구조적으로 필요한 스크루의 위치와 개수까지 계산되므로 안전성 문제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도금된 얇은 강판에 용접을 하는 경우 녹을 방지하는 도금 물질이 연소되어 방청 기능이 저하되고, 아크 용접의 경우 천공의 위험성이 높을 뿐 아니라, 용접 부분 주위는 탄소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부재 강도의 균일성이 상실됨은 물론 인장강도도 저하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h-beam과 같은 두꺼운 부재가 아닌 스틸하우스용 1밀리미터 내외의 아연 도금 강판에는 가능한 한 용접을 피하는 것이 타당하다.

◆ 스틸하우스는 각 부분에 결로가 심하게 발생한다?

결로는 곰팡이 등을 발생시키고, 구조체의 내구연한을 감소시키는 주범으로 꼭 제거해야 할 요소이면서도 “3대가 건축을 해도 결로는 잡지 못한다.” 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어려운 요소이다.
하지만 스틸하우스는 전술했듯이 개발 과정에서 모니터링 하우스를 통하여 건물 내·외부의 결로 발생 상황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여 그 문제점을 해소했기 때문에 정확한 시방만 이루어진다면 결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정확한 시방인데 엉터리 공사에 의한 결로 발생은 R.C나 목조에서도 다 같이 발생하는 사항으로 스틸하우스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 기타 일반적인 오해들

스틸하우스는 낙뢰에 약하다? 구조체가 전기 에너지를 지중으로 방출시켜 일반건축물보다 오히려 안전하다.
중단열재인 유리섬유가 인체에 유해하다? 발암물질인 석면이나, 섬유 길이가 짧아 진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암면과의 혼동으로 인한 오해이다. 스틸하우스에 쓰이는 유리섬유는 섬유가 길고, 인체에 흡수될 경우 용해되는 무해한 소재이다.
철골조건물은 모두 스틸하우스다? 용어의 정의상 철골조건물은 모두 스틸하우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틸하우스란 용어가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은 POSCO가 현재의 공법을 도입한 이후의 일로, POSCO스틸하우스를 제외한 공법에 스틸하우스란 칭호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공업용 자재인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집은 ‘샌드위치 패널 하우스’로, 기타 철강을 소재로 새롭게 개발한 공법이 있다면 그에 적합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고객들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서술적으로 간단히 스틸하우스의 개념을 설명해 보았다. 다음 호에서는 시공 사례를 중심으로 아름답고 편한 스틸하우스에 대해 접근해 보고자 한다.田

글 황윤현 글쓴이 <(주)포스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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