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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석다조 농어촌 빈집] 빈집 리모델링 300만 원에 끝냈다 _ 경주 장미숙 씨의 한옥 고쳐 쓰기
2010년 10월 19일 (화) 10:18:19 |   지면 발행 ( 2010년 9월호 - 전체 보기 )



6개월 동안 빈집만 찾아다닌 장미숙(36세) 씨는 어렸을 적 시골 생활이 몸에 남아 아파트생활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늘 전원행을 꿈꿨지만 현실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다'더 나이 먹으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자 주변 생각은 일단 접기로 하고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드디어 지난 5월 흉가로 남아있던 빈집을 구입해 살 만한 집으로 가꾸기 시작했다. 목수인 남편 신동진(39세) 씨 도움으로 어느덧 집은 그럴싸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글 · 사진 홍정기 기자

장미숙 씨가 빈집을 고집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미 대지로 전용해 놓았기에 건축허가가 쉽고(특히 경주는 문화재 보호로 신규 건축허가 받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전기, 수도 등이 들어와 있어 추가 공사 부담이 없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전원주택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에도 제법 빈집이 나와 있던 터라 결정만 내리면 당장에라도 계약할 수 있었으나 그는 쉽게 마음을 굳히지 못했다. " 6개월동안 빈집만 보러 다녔는데 마을에 속한 곳은 흔하지 않고 산 속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산은 너무 외롭잖아요. 그래서 마을 안에 위치한 쓸 만한 빈집을 찾느라 시간이 좀 걸렸어요."입지여건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 전원생활이라도 혼자하는게 아니니까요.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꼼꼼한 준비와 노력으로 300만 원에 해결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본채 건물은 폭우로 사라져 자리에는 잡초만 무성한 상태였고 사랑채만이 황량한 터를 지키고 있었다. 이웃들 말에 의하면 예전에는 부잣집이었는데 어느새부터 관리하는 사람도 없어지더니 흉가가 됐다고 한다. 재해가 나도 수습할 사람이 없어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장미숙 씨는 본채 건물을 올리기에 앞서 사랑채를 리모델링 한 후 기거하기로 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사랑채 구조체는 손대지 않고도 충분히 쓸 만한 상태였다. 건축 회사에 근무하는 남편 덕에 집을 점검하는 일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해낼 수 있었다. "외풍이 심했는 지 한옥은 온통 벽지로 덮여 있었어요. 세월의 때가 묻어 너절해진 벽지를 뜯어내자 나무 속살이 드러나더라고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한 듯 장미숙 씨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기대도 안 했는데 기둥, 보 등 정말 나무가 그대로 잘 있는 거예요. 벽지를 발라 놓은 덕에 나무가 전혀 해를 입지 않았더라고요. 속살이 드러나는데 감동했잖아요."

이전 살던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업체에 맡겼는데 결과가 맘에 들지 않았다는 장 씨는 그래서 이번에는 전문 기술이 필요한 공정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해결했다. " 이번에는 남편과 제가 힘을 모으기로 했죠. 제가 아이디어를 내고 자재를 구입하면 남편이 일을 하는 겁니다. 제가 머리면 남편이 몸이 돼 일을 한거죠."
리모델링에 들어간 비용은 고작 300만 원. 정화조와 설비, 전기 공사만 외부에 맡기고 하나하나 일을 진행해 가능했다. 기존 집에서 나온 각종 쓰레기는 고물상을 부르니 알아서 다 챙겨가더란다. 돈을 받지 않으니 고물상에 취급하지 않는 것도 덤으로 해결해 줬다. 또 이렇게 적은 금액으로 가능했던 것은 장 씨의 손재주가 큰 보탬이 됐다. 이미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D.I.Y. 솜씨를 뽐낼 만큼 보기 드문 재주를 가졌기에 집에 필요한 인테리어 소품 등을 큰돈 들이지 않고 장만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무엇보다 치밀한 준비가 있었다. 우리나라 리모델링, D.I.Y. 등 전문서적은 물론이고 국외 서적까지 탐독하며 집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디서 필요한 자재를 얻을 수 있는지 꼼꼼히 챙겼다. 장 씨는 이 과정에서 마음에 쏙 드는 자재를 구입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거의 모든 자재들을 인터넷을 통해 해결했는데 인터넷으로 볼 때와 실물이 달라 낭패를 본 일이 적지 않다.

이웃과의 관계는 돈으로도 살 수 없어
"경주도 그렇지만 시골 어디를 가도 빈집이 많아요.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적은 비용으로 손 때가 묻은 좋은 집을 마련할 수 있답니다.
정말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으니 애착이 커요. 아파트와는 비교할 수 없지요."

덧붙여 부부는 농어촌 빈집리모델링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충고도 잊지 않았다. "집만 볼 것이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합니다. 돈으로도 해결이 안 되거든요. 우리 같은 경우는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인사드리고 시골 특성상 일하는 중간에도 불쑥 찾아오시는데 힘들어도 내색 한번하지않고 말씀다 들어 드렸거든요. 솔직히 정말 쉽지 않아요.' 뭐 그런 것까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우리 아버지 어머니라 생각하면 좀 나아져요. 무엇보다 마을과 융화하려는 본인 스스로의 적극적인 마음가짐과 태도가 있어야 해요."
부부는 또 다른 꿈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본채 자리에 똑 부러진 복층 통나무집을 짓기로 작정하고 기초공사까지 끝냈다. 리모델링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집 짓기에 나선 것이다. 본채가 완성되면 이곳은 원래 사랑채 기능에 맞춰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쓸 계획이다.

*

흉물스런 터에 덩그러니 남아있던 28.0㎡(8.4평) 사랑채는 침실, 응접실, 주방/식당, 욕실이 들어간 화사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5월부터 8월까지 석 달간 주말을 이용해 이만한 성과를 올린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하자 부부는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남편 신동진 씨는 더운 날씨에도 싫은 내색 한 번 않은 아내에게, 아내 장미숙 씨는 평일은 회사에서 주말은 이곳에서 땀 흘려 힘 써준 남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훗날 완성될 통나무집이 벌써 기다려진다. 부부의 땀으로 탄생한 집은 천만금을 줘도 바꿀 수 없는 그들만의 낙원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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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일석다조 농어촌 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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