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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집] 반딧불이 노니는 청정 고향에 돌아오다 _ 영양 112.2㎡(34.0평) 단층 경량 목조주택
2010년 10월 19일 (화) 10:37:55 |   지면 발행 ( 2010년 9월호 - 전체 보기 )



건축정보
· 위 치 : 경북 영양군 수비면 발리리
· 부지면적 : 1584.0㎡(480.0평)
· 건축면적 : 112.2㎡(34.0평)
· 건축형태 : 단층 경량 목조주택
· 외 벽 재 : 파벽돌, 시멘트 사이딩
· 내 벽 재 : 스프러스 루버, 실크벽지
·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 천 장 재 : 더글라스퍼 루버
· 바 닥 재 : 강화마루
·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화목보일러
· 설계 및 시공 : 오색나무집 054-673-2195, 011-9915-2195 www.osekhousing.com

경북 영양군 수비면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고행이 따로 없다. 가파른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여러 번, 산길은 눈이 질끈 감길 정도로 굽이지고 가슴이 콱 막히는 답답함을 느낄 만큼 험난하다. 건축주 아내 조은주 씨가 "이런 오지에서 내는 몬 산다"고 했을 만하다. 하지만 자연은 거친만큼 매혹적인 법. 어느새 울렁이는 마음은 탁 트인 절경으로 달래고 질끈 감았던 눈도 쉽게 볼 수 없는 경치를 담아내기 바쁘다. 조 씨 역시 애초에는 아찔했던 이 자연의 매력에 흠뻑 빠져 2~3년은 더 있다 오겠다던 선언을 뒤로한 채 지난 7월 말 남편과 함께 이주했다. 반딧불이가 저녁 하늘을 수놓는 청정 자연을 하루라도 더 누리겠다는 소박한 욕심을 부렸다.

부산에서 40년을 산 김성규(63세) 씨는 "정년을 마치면 고향인 영양으로 가겠다"는 말을 노래 부르듯 했단다. 그러다 말겠거니 했던 아내 조은주(59세) 씨는 김 씨가 덜컥 부지를 구입했다고 통보했을 때부터 빈말이 아님을 실감했다.
"반대 많이 했지요. 부산아파트도 1층인데다 앞에 정원도 있어 나름 전원스러운 느낌이 났거든요. 장사도 해야하는데 굳이 오지로 들어와 살아야 하는지 막막한 마음이 앞서기도 했고요."
김 씨의 목적은 귀향뿐만이 아니었다.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이야 옛적부터 있었지만 장사를 하는 아내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공기 좋고 마음 편한 곳으로 가야겠다는 결심이 더욱 굳어진 것이다. 2~3년 후에 장사를 정리하고 오겠다던 아내도 이러한 남편의 진심어린 걱정덕분인지 결국 모든 짐을 내려놓고 귀향길에 동행했다.
이주한 지 3주밖에 되지 않아 전원생활의 장단점을 가려낼 틈도 없었다는 조 씨는 주택만큼은 따질 것 없이 꼭 마음에 든다고 했다.
"목조주택에 대한 불신이 컸었어요. 화재 위험도 있고 콘크리트 주택처럼 튼튼해 보이지도 않잖아요.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이국적이기도 하고 시골집 같지 않게 예뻐서 마음에 들었어요. 구조상 화재 위험도 다른 주택에 비해 덜하다 하고요. 무엇보다 전에 아파트에서는 1년 정도 새집 증후군을 심하게 겪었는데 지금은 그런 증상이 하나도 없어요. 새집 냄새도 전혀 없고요."

너른 논밭과 아름다운 산세를 집 안으로 들이다
영양군 수비면에는 고층 빌딩이 없다. 때문에 마을과 불과 100m 거리 떨어져 있지만 부부의 집은 시야가 훤하다. 능선이 아름다운 을영산과 검마산도 커다란 창을 캔버스 삼아 풍경화 되어 집 안 곳곳을 자연의 색으로 물들인다.
집 뒤쪽은 야트막한 산과 드넓은 전야田野만이 펼쳐져 프라이버시 보호가 탁월하다. 전부 김 씨의 소유로 보이는 전야의 대부분은 사실 오래 전부터 마을 주민이 일궈온 논밭이다. 원주민 농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김씨는 부지 앞쪽으로 200평 터를 대지 전용하고 주민 밭과 맞닿은 나머지 280평 전답은 자신의 농지로 활용하고 있다.
"저기 키 큰 옥수수 보이죠. 그 앞에 땅만 우리 거예요. 전부 우리 땅처럼 보이죠? 거실에서 바로 통하니 텃밭 일하기도 수월하고 옆 베테랑 농사꾼한테 배움도 얻고… 게다가 전면 창으로는 초록 물결 넘실거리는 장관도 공짜로 구경하니 명당이 따로 없지요."
건물배치도 독특하다. 도로가 꺾이는 모퉁이를 바라본 채 집이 세워 졌다. 정남향으로 좌향을 잡아달라는 건축주의 요구때문이었다. 경북에서도 추위가 매섭기로 유명한 지역이기에 김씨는 최대한 채광을 높여 따듯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정남향을 고집했다.

손발 척척 맞는 건축주와 시공사
김씨는 경북봉화를 지나는 길에 한공사현장을 기웃하다 오색나무집 전대진 대표를 만났다. 한창 집 짓기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라 어떤 집을 짓는 지 호기심에 차를 세웠던게 인연의 시작이 됐다.
"현장에서 보고 인터넷으로 오색나무집 네이버 카페를 찾았지요. 후기가 너무 좋아서 몇 번 전화통화를 한 후에 계약했어요. 전 대표는 건축주에게 굉장한 신뢰를 주는 분이에요. 내가 공사 기간 내내 현장에 상주했는데 일할때 꼼꼼함은 말로 다 못하고요."

설계는 김씨가 직접 그렸다. 오랜 세월 귀향을 꿈꾸다보니 건축공부도 원 없이 했고 이론에는 박사가 다 됐다. 노모와 부부, 세 식구가 살 집이기에 간소한 단층으로 계획했고 노모방, 안방, 손님방 세개방을 드렸다. 주방위 다락방은 공사현장을 찾은 사람마다 천장고가 높아 남는 공간이 아깝다며 추천하기에 공사도 중추가 시공했다.
해발이 높고 강풍이 잦은 지역이기에 전대표는 주택의 단열을 시공팀원들에게 강조했다. 2″×6″벽체에 R19 유리섬유를 빈공간없이 채워 넣고 삼중유리창을 설치해 단열성을 높였다.
내부는 나무를 많이 사용했다. 서까래 노출과 동시에 루버로 공용공간의 하단부를 마감했고 몰딩 또한 전부 목재를 이용했다. 세심한 인테리어도 빼놓지 않았다. 천장 마룻대와 서까래 각재는 가운데 홈을 내 클래식한 느낌을 살렸고 반원창몰딩도 조금씩 각을 내면서 깎아 고급스럽게 마감했다.

*

김성규 씨는 집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 간의 연緣이라고 했다. 자신이 우연히 길을 지나치다 전 대표를 발견한 것처럼 특히 시공사와의 연은 쉽게 닿지도 않을뿐더러 곱게 마무리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자신은 굉장한 인복이 따랐다고 했다. 김 씨의 말에 전 대표는 딱 한마디를 건넨다. 그저 유한 건축주를 잘 만났을 뿐이라고. 웃는 모습까지 똑 닮은 두 사람의 친분이 그저 '친하다'는 말로 썩 와닿지않는 까닭은 그들이 함께한 두 달이란 기간의 깊이를 감히 한 시간의 대화로는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송이 기자 사진 고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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