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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콘크리트주택] 노부부 추억이 황금빛 벼처럼 물드는 집
2016년 11월 1일 (화) 00:00:00 |   지면 발행 ( 2016년 11월호 - 전체 보기 )

노부부 추억이
황금빛 벼처럼 물드는 집


충남 금산군의 어느 시골 마을 어귀, 황금빛으로 물든 논 옆으로 단층 주택이 무심한 듯 서 있다. 겨울과 봄, 여름을 인고의 시간으로 보내고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듯 이곳 주택에는 지난 세월 자식들을 훌륭히 키워낸 80대 노부부가 노년을 평화롭게 보내고 있다. 인터뷰 내내 집 옆 위치한 논과 밭을 바라보던 노부부는 “평생 이 땅에서 살며 많은 일이 있었는데, 슬펐던 것보다 좋았던 점만 기억난다”라며 “집 마당에 앉아 이삭 익어가는 걸 보고 있으면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김수진  사진 김경한
사진제공 및 취재협조 ABIM 아키텍츠 http://abim.co.kr

정면도

배면도
좌측면도
우측면도

HOUSE NOTE

DATA
위치충남 금산군 추부면 성당리
대지면적 619.00㎡(187.57평)
건축면적 120.11㎡(36.39평)
연면적 120.11㎡(36.39평)
건폐율 19.4%
용적률 19.2%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용도 계획관리지역
설계기간 2013년 5월 ~ 2013년 7월
공사기간 2013년 7월 ~ 2013년 10월
공시비용 1억 2천만 원(3.3㎡ 당 40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송판무늬 노출콘크리트
     외벽 - 송판무늬 노출콘크리트
내부 주요 마감재  석고보드 위 지정벽지
     바닥 - 지정온돌마루
주방 주요 마감재  석고보드 위 지정벽지
욕실 주요 마감재  지정타일
단열재 지붕 - 압출법 보온판
     내단열 - 압출법 보온판
난방기구 가스보일러, 전통 구들

설계
ABIM 아키텍츠 02-6013-0409 http://abim.co.kr
시공
윤진종합건설
010-5479-0456

안방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 앞마당으로 나갈 수 있는 창문을 둬 이동하기 편하다. 창밖으로 호두나무와 대추나무가 심어져 있다.
 
대지는 충남 금산군 작은 시골 마을 어귀에 있다. 그간 부모님이 사시던 집이 오래되고 낡아 안전을 염려했던 아들이 ABIM 아키텍츠에 집 짓기를 의뢰했다. 해발 600m 남짓한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대지 남쪽으로는 마을을 오가는 6m 도로가 인접해 있었다. 동쪽으로는 건축주의 형이 벼농사를 짓는 작은 논이, 그 반대편에는 밭이 있었다. 남북 방향으로 42m, 동서 방향으로 18m의 긴 형태이면서 계획관리지역인 탓에 건폐율 40% 미만, 용적률은 100% 미만이 적용되던 땅이었다. 다소 집 짓기 까다로운 대지였지만 김호중 ABIM 아키텍츠 대표는 땅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집을 짓고자 했다.
“처음에는 인접 대지에 옥수수를 심어 가을에 한편에는 잘 익은 노란 옥수수가, 반대편엔 황금빛 논이 바람에 출렁이는 장관이 연출되는 집을 짓고자 했어요. 아쉽게도 공사 시작 전, 비어있던 밭에 어르신께서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는 바람에 제 꿈이 무산됐죠. 하지만 아들분이 나중에 논과 밭으로 복원할 거라고 하니 시간의 변화가 기다려집니다.”
거실과 주방, 안방이 Y자 형태로 구성돼 있어 동선을 최소화한 점이 돋보인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한 한쪽 벽면과 외부와 연결된 창이 세련됐다.
어두울 수 있는 현관을 은은히 밝혀주는 창문. 집에는 곳곳에 이러한 작은 창들을 둬 채광과 인테리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055’의 비밀?
농가주택의 경우 정형화된 모습이 많다. 하지만 금산주택은 그러한 편견을 깨는, 재미있으면서도 단순한 모습이다. 집의 모습은 대지 형태에서 비롯됐다. 긴 대지 특성상 집은 기다랗게 부지 중간에 걸쳐져 있고 주거 공간과 찜질방, 창고 총 3개로 나누어져 있다.
“처음 설계 의뢰한 건축주의 요구 사항은 간단했습니다. 주거공간(20평)과 찜질방(5평) 그리고 창고(5평)가 필요하다는 게 전부였어요. 고민하다 아예 공간을 셋으로 분절했죠, 그게 이 주택의 핵심이 됐어요. 그래서 주택 이름도 각 공간 면적 값을 따 20(주거) + 5(찜질방) + 5(창고), ‘2055HOUSE’로 지었죠.”
김호중 대표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동네주민들의 사랑방 공간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집을 설계했다. 창고를 도로에 가장 가깝게 배치하고 안쪽으로 구들방, 가장 깊숙한 곳에 주거 공간을 배치한 것. 하지만 워낙 독특한 외관이다 보니 완공 후 외부에서 구경오는 이들이 많아 생활이 불편해진 노부부는 외부에 펜스를 칠 수밖에 없었단다.
세 공간은 각각 독립적이지만, 그 사이에 데크를 깔아 서로 하나의 연결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찜질방과 창고 사이 외부 공간을 내부 같은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김호중 대표는 따끈한 구들방에 누워 찜질하고 바깥 데크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하고자 했다. 또한, 차량 출입과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앞마당보다 뒷마당을 넓게 한 점도 인상적이다.

탁월한 공간 구성으로 동선 최소화해
가장 안쪽에 위치한 집 내부 공간도 독특하다. 가장 먼저 동선을 최소화한 점이 눈에 띈다. 안방과 거실, 부엌을 Y자로 연결해 내부와 외부 공간을 다중적으로 접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중풍으로 쓰러진 후 몸이 불편해진 할아버지와 무릎과 허리가 아픈 할머니도 실내 생활하는 데에 무리 없는 구조다.
농사일을 하다 보면 몸이 금세 지저분해진다. 실내로 들어서면 왼편에 바로 욕실이 나오는데, 씻은 후 주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어 여간 편리한 게 아니란다. 노부부에게 다소 길다 싶은 복도식 구조지만, 욕실을 그 중간에 배치함으로써 오히려 생활에 편리한 아이디어가 됐다.
Y자의 내부 공간과 접하는 외부에는 내밀한 외부 공간이 마련돼 있다. 거실에서 바로 마당으로 나올 수 있도록 거실에 큰 슬라이딩 창을 달고 그 앞으로도 데크를 깔아 이동을 편리하게 했다. 김호중 대표는 이곳을 통해 실내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노부부가 워낙 고령이고 농사일로 바쁘다보니 지금은 이곳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나중에 아들이 집을 물려받게 되면 김 대표의 설계 의도가 비로소 꽃피울 것이다.
답답할 수도 있는 여타 찜질방과 달리 평범한 방처럼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옆으로 밖을 볼 수 있는 창과 위로 천창을 만들어 채광과 시야를 확보했다.
세로로 긴 부지 형태를 따라 집과 찜질방, 창고가 나란히 있다. 메스감이 큰 노출 콘크리트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나무 외장으로 위화감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연출했다. 백구와 황구가 노부부를 든든히 지키고, 닭장도 마련해 신선한 계란도 아침마다 맛본다. 마당 구석에서는 고양이도 키운다. 2055HOUSE에는 이렇듯 많은 가족이 도란도란 살고 있다.
요사이 건강이 나빠졌다는 할머니, 할아버지이지만 그래도 인터뷰 내내 웃음이 가득했다. “그 긴 세월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는 걸 보니 잘 살았나 보다”며 두 분이 한바탕 웃었다. 
실패없는 시공 비법, BIM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16.5㎡(5평)의 찜질방. 주거공간과 창고 사이에 있는 찜질방은 노부부가 즐겨 찾는 장소다. 날이 쌀쌀해지면 살다시피 한다고. 아궁이에 직접 장작으로 불피워 난방하는 구조인 찜질방에서 한숨 자고 나면 농사일로 쑤신 몸이 시원해져 자주 애용한다. 벽 하단으로 가로로 길게 창을 내 답답함을 없앴고 위로도 천창을 내 채광도 높였다.
김호중 대표는 노부부가 자주 사용할 찜질방 설계에 특히 공을 들였다. 땅을 깊이 파고 연기를 밖으로 잘 배출할 수 있으려면 시공업체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했다. 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 기법을 통해 3D 모델링을 바탕으로 설계한 덕분에 시공업체와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진행, 공사를 차질없이 시행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충분한 사전협의 후 공사 진행한 덕분에 독특한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공사 중 발생하는 설계 변경이나 재시공 없이 공사를 완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호중 대표의 노력과 건축주 아들의 효심이 빚어낸 2055HOUSE는 이곳 땅에서 평생 자식을 위해 살아온 노부부에게 삶의 여유를 찾게 해준 집이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휴식 공간’ 같은 곳이 됐다.
“어떤 이는 집 모양이 희한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도시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멋진 집이 우리 집이라니 자랑스럽습니다. 부모 위해 이 멋진 집 지어준 자식들이 정말 고맙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만히 집을 보면서 괜히 뿌듯하기도 하고 그래요. 우리 같은 촌사람이 집에 대해 뭘 알겠냐만, 내 마음이 편하고 좋으니 그게 바로 좋은 집 아니겠어요? 이렇게 집 지어준 ABIM 아키텍츠와 아들딸에도 참으로 고맙습니다.”

잠깐! BIM이란?
건축, 토목, 플랜트, 전기, 기계 등 전 분야에서 사용되는 기법. 3D 모델링으로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사를 예측하고 준비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일련의 과정이다. 실제 건물을 짓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3차원 모델링을 해 실제 공사 시 발생할 여러 문제점을 사전에 검토해 원활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첨단 시스템이다. 건축 후 건물 유지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3차원 정보관리 시스템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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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ABIM ABIM아키텍츠 콘크리트주택 김호중 농가주택 금산 찜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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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철근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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