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에 빠져든 '토지시장' 토지시장이 나락에 빠져들고 있다. 매수자를 못찾아 수개월씩 팔지 못한 땅들이 시장에 쌓이고 있다. 최근에는 장기투자를 고집해 왔던 부자들의 토지 처분 의뢰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현상은 특정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한동안 강세를 보였던 이천, 용인, 안성, 하남, 양평 등 경기지역 일대는 물론 강원도 원주 인근이나 충청권 일대와 부산, 광주, 제주지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혁신도시 선정 겹호재로 강세를 유지했던 원주 인근의 치악산 구룡사 앞쪽 소초면에서는 평당 4만원을 호가하던 관리·보존임야 혼합지가 평당 1만5000만원선까지 급락했다.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재료로 관심을 끌었던 강원도 평창지역 금당계곡, 흥정계곡, 봉평리 일대도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가격 조정에 돌입한 상황이다. 대체 투자자가 나서지 않는 한 대폭 조정도 불가피하다는 게 지역 중개업계의 전망이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척지 일대 농지의 경우 한때 평당 15만원을 웃돌았으나, 최근에는 평당 1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사려는 수요가 없어 추가하락마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제주 서귀포시 일대 감귤농장의 경우 팔자 주문이 밀려오고 있지만, 가격 흥정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무엇보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에 따른 세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싸누스빌 박영군 사장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부재지구의 양도세 부담에 따라 매물이 속출하고 있지만, 그나마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수요 자체가 없어 거래는 거의 끊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지역의 경우 수만평에 달하는 개발용 토지를 사뒀던 기업들이 최근 분양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가격을 낮춰서라도 되팔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은행 웰스메니지먼트(WM)본부 부동산전문가 지은용 팀장은 "개발 호재가 여전한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수요층이 개발호재지역을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지역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는 한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