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지로 관심이 많은 곳은 땅 매물이 널려있다. 특히 서울 인근의 양평, 용인은 말것도 없고, 가평, 여주, 이천, 광주, 하남,양주, 남양주 등도 매물이 넘쳐난다. 동계올림픽 유치 3수 지역인 평창과 횡성, 내가 전원 보금자리를 마련키로 한 홍천도 마찬가지다.

가격 역시 천차만별이다. 결국 시세보다 저렴하면서도 내가 찾는 입지의 땅을 만나려면 열심히 발품을 팔고 돌아다니는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자연스레 매물의 옥석이 가려지고 시세의 적정선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중개업소를 활용하되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 "부동산은 현장이다" "내 땅은 인연이다"라는 투자격언을 다시 한번 되새길 일이다.

보통 주변 시세보다 크게 낮은 가격의 매물이 나와있다면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여기서 값싼 매물의 함정에 빠지면 안된다. 땅의 가격이란 그 땅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풍수적으로나 생활여건으로나 완변한 입지의 땅이 터무니없이 싸게 매물로 나올 일은 없다. 물론 땅주인의 급한 개인 사정으로 나온 급매물은 있을 수 있지만, 급매물 역시도 자신의 가치를 반영한 상태에서 거래를 위해 시세보다 가격을 조금 낮춰 나올 뿐이다.

그러면 하자있는 땅은 어떤 땅일까.

지난 2008년 초, 홍천에 평당 5만~6만원짜리의 땅(절대농지 아닌 논과 밭)이 있기는 했다. 총 5000만원을 가지고 자그만한 전원주택을 짓고 약간의 농사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던 나와 아내에겐 부푼 희망을 갖게 하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잘만 흥정하면 평당 5만원씩 총 1000평 가량의 땅을 장만할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값싼 싸구려 매물은 그 물건을 인터넷에 올려놓은 중개업소 조차 그 매물의 위치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할 만큼 하자투성이였다. 사례를 보자.

값싼 매물이 여러 개 있다면서 나를 유인한 홍천읍내 중개업자는 내가 매물을 안내해달라고 하자 "내비게이션 찍고 직접 찾아가라"고 딴소리를 했다. 화가 치밀었지만 꾹 참고 해당 땅 지번에 도착한 뒤에 중개업자와 전화를 통해 매물을 확인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보니 지적도 상으로는 1000평인 땅이 포장된 도로와 구거 등에 무려 300평 가량이 편입되어 있어 사용 가능한 땅은 700평에 불과했다. 또 다른 싼 땅 역시 지적도 상에는 800평 가량의 밭이었지만 그중 200여평은 계곡에 잠겨있었다. 이런 땅은 실제 사용가능한 면적이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도로와 계곡에 편입되지 않은 땅 일부도 경사지인 경우가 많아 제대로 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지적도상 면적으로는 싼 가격이지만 실제 사용가능한 면적만을 놓고 보면 별다른 가격 메리트가 없다.

이처럼 시골 땅은 지적도상 면적과 실제 면적이 다른 경우가 부지기수다. 중개업자와 지적도상의 면적만 믿고 덥썩 계약을 했다간 나중에 땅치고 후회한다. 반드시 현장 확인을 거쳐야 한다.

또 다른 하자있는 땅 유형 가운데 소위 '무덤형 땅'이 있다. (제가 만든 용어임...이거 무단 인용하면 저작권 침해임 ㅎㅎㅎㅎ). 땅의 생김새가 무덤처럼 볼록 솟아있다. 이 경우도 지적도 상 땅 면적은 500평이지만 집을 짓기 위해서는 경사도 지면을 깎아 축대를 쌓거나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면적이 죽어버린다. 심한 경우 절반 정도 밖에 사용할 수 없는 불구의 땅도 있다. 결국 지적도상 면적 기준으로 평당 5만원에 나왔다고 해도, 면적의 절반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되면 실제로는 평당 10만원인 셈이다.

여기서 땅 투자 철칙 하나. "싼게 비지떡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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