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투자 관련 책 이나 토지 전문가들의 강연을 들어보면 열이면 열, 땅 투자원칙 중 하나로 "맹지를 피하라"고 제시한다. 맹지란 길(도로)과 연결되지 않은 '고립된(?)' 땅으로, 그 자체로는 건축허가(신고)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시골 땅 가운데 상당수는 길(도로)이 없는 맹지다. 당연히 맹지의 가격 또한 주변 도로에 접한 토지에 비해 훨씬 싸다. 그럼 맹지는 천덕꾸러기일 뿐 인가? 아니다. 맹지는 오히려 전원생활로 가는 지름길 일 수도 있다.

시골 맹지는 도로와 접한 주변의 다른 땅과 함께 땅 주인은 동일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맹지를 살 때 아예 다른 필지로 진입로를 확보하는 조건이 받아들여진다면 굳이 기피할 이유가 없다. 진입로의 땅은 가급적 별도 분할 측량을 실시해 소유권을 넘겨받는게 바람직 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토지주로 부터 사용승낙을 받아 공증을 하면 된다. 사용승낙을 좀 찝찝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러 조건들을 명시해서 공증을 받아두면 사실 매입이나 다를 바 없다.

도로가 확보되면 그 때부터 맹지의 팔자도 확 달라진다. 일단 진입로가 확보되면 그에 따른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땅의 가치는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고립된, 죽어있는 맹지를 높은 가치의 땅으로 살려내는 것인데, 그렇다고 기획부동산들이 임야나 전답을 쪼개 파는 땅을 추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기획부동산들이 쪼개 파는 땅은 각 필지로 연결되는 도로를 사도로 만든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쪼개팔기에 개별 등기는 물론 개별 건축시 많은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물론 기획부동산이 쪼개파는 땅도 입지좋은 곳, 개별 등기나 실 건축시 애로가 없는 공도의 초입에 위치한 필지 등은 투자 매력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런 땅은 극소수일 뿐이고,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이다. 이런 이유로 기획부동산이 쪼개 판 땅은 고소-고발, 소송 등 분쟁이 끊이지 않고, 그 때문에 개발행위 허가와 실제 건축까지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가로놓여 있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나중에 백조로 변신할 잠재력이 있는 맹지를 구하는 방법은 해당 지역의 토박이 중개업자를 통하는게 가급적 '실책'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맹지를 살 경우 어떻게 진입로를 확보해, 어떻게 땅 전체의 쓰임새를 높일 것인지 최소한 수차례 방문해 꼼꼼히 설계해보아야 한다.

토지 전문가들 조차도 맹지를 기피하기에 '흙속 진주'격인 맹지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은 의외로 넓다.  < cafe.naver.com/rm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