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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집] 슬레이트 지붕의 농촌풍경을 변화시킨 용인 132㎡ 단층 경량 목조주택
2008년 1월 29일 (화) 01:27:00 |   지면 발행 ( 2008년 1월호 - 전체 보기 )

“이장님, 집이 참 예쁘게 지어졌네요, 좋으시겠어요~” 백암 순대와 사극 촬영장으로도 유명해진 용인시 백암면에서 조상 대대로 흙을 일구며 살아온 이종구 씨는 처음으로 전문가의 손을 빌려 집을 지었다. 구옥이 더 많은 한갓진 농촌 마을이라 이 씨의 목조주택은 외지인의 시선을 단숨에 잡아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근곡리
·대지면적 : 660㎡
·건축면적 : 330㎡(1층 창고 198㎡, 2층 주택 132㎡)
·건축구조 : 경량 목조주택(2″×6″)
·외벽마감 : 황토 파벽돌, 스벤스조 사이딩
·지 붕 재 : 금속기와
·천장마감 : 루바, 벽지
·내벽마감 : 실크벽지, 아트월-대리석, 분청사기 이미지월
·바 닥 재 : 원목마루
·식수공급 : 상수도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신화건축 031-332-7534
http://cafe.naver.com/multiweb

양평과 함께 전원주택지로 각광받는 용인시의 남부 지역을 지도로 보면 사람의 짤막한 두 다리를 늠름하게 벌려 놓은 형상인데 왼다리 끝에 해당하는 데 바로 처인구 백암면이 있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용인 나들목 가기 전 양지 나들목에서 불과 10분을 달리다보면 끝 간 데 없이 평평하게 펼쳐지는 논과 밭 그리고 간간이, 겨울이라 헐벗은 과수들이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그린다.

여느 농촌지역처럼 이곳 역시 인구 감소와 노령화 추세인데 도시민의 전원주택 건축 붐에서 한 발짝 비켜난 곳으로 토박이들이 농업과 축산업을 기반으로 평화로운 마을을 가꾸어 오고 있다.

그래도 드문드문 신축 건물이 보인다. 여기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터라 지역 사정에 밝은 이종구(56세) 씨는 “주로 원주민이 살고있는 이 마을에도 요즘은 농촌 주거환경 개선 바람이 불어 새집을 짓거나 리모델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그래도 목조주택은 우리집밖에 없다”면서 최근 완공을 본 2″×6″ 경량 목구조 공법으로 지어진 주택을 자랑한다.

‘웰빙 하우스를 짓자’

돼지 800마리의 아버지이자 3,000여 평을 차지하는 복숭아를 길러내는 이종구 씨는 집 지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란다. 큰 규모의 호화주택을 짓는 게 아니라면 전문 건축사의 개입 없이도 주변 사람들의 손도 빌려가며 손수 집을 올리는 게 시골마을의 풍습이다. 그동안 이 씨는 아내 정정희(52) 씨와 힘을 모아 시멘트 바르고 벽돌쌓기로 손수 집을 지었다. 말 그대로 몸을 보호하고 잠을 잘 수 있는, 살 만한 집이면 족했다.

그런데 이 씨 가족들 사이에서 ‘우리도 한 번 ‘웰빙 하우스’를 지어보자’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싹텄고 그것이 실현되어 이번에 전문 시공사에 맡겨 목조주택을 짓게 된 것이다.

“건강에도 좋고 환경 친화적이라는 점 등에서 목조주택이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마침 인근에 있는 신화건축 사무소 앞을 지날 때마다 유심히 살펴봤어요. 최종적으로 신화건축에 건축을 의뢰하기 전까지 2년간 두루 다녀봤지요. 건축박람회에서도 알아보고 신화건축을 점찍어 놓고도 주위사람들이 다른 회사도 더 알아보고 조심스럽게 하라고 조언해 다른 회사에서 지은 집들도 구경해봤는데 다른 데는 눈에 들지 않더라고요.”

이 씨는 신화건축이 시공한 양평 주택을 보고 ‘이거다’ 싶었단다. 그래서 그 집에 적용된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 자재를 그대로 써서 지어달라고 요구했다고. 신화건축 김현균 대표는 건축주의 요구대로 건축 재료를 거의 일치되게 쓰도록 했고 설계는 가족 구성원의 특징에 맞게 계획했다.

사실 이 씨 부부와 두 자녀는 ‘이층 집’이 꿈이었다. 그러나 농어촌주택 관련 법 상으로 용적률 50%의 제한이 있고 1층 창고 위에 주택을 올려야 하는 상황으로 건물이 3층이 될 경우 내진설계가 요구되는 등 행정 절차로 인한 시간 소요와 까다로움이 있기에 단층 주택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 씨 가족은 이층 주택을 보지 못한 게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지만 마을 사람들이 모두 집이 예쁘다고 칭찬이 자자할 정도로 완성이 잘 된 점에 흡족하단다.

마당에서 실내까지 짜임새 있는 공간 완성

이 주택은 마을 입구에서도 보일 정도로 높게 지어졌다. 저 멀리서도 이정표 없이 ‘저 집이 이번에 새로 지은 누구네 집이네’ 하며 집 구경하러 찾아든다. 집채가 높은 까닭은 2년 전에 지은 창고가 1층을 차지하기 때문.

논밭을 끼고 있는 마을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면 진입로를 향해 정남향으로 좌향을 잡은 주택이 보인다. 금속기와를 머리에 이고 황토 파벽돌과 스벤스조 사이딩(Svansjo Siding)으로 외투를 입은 건물은 마을의 기존 주택들 사이에서 튀지 않으면서 자연에도 조화로운 은은한 세련미를 연출한다.

정원 식물이 메마르는 겨울철에 집을 방문한 것이 못내 아쉬울 만큼 조경석을 포함해 마당 조경이 아기자기하게 잘 정리된 이 집은 주거공간이 2층에 앉은 만큼 2층으로 오르는 계단 막바지에 야트막한 중문을 한 번 더 달아 외부공간을 구획하고 공간에 재미를 주었다.

실내 주거공간과 마당 간의 원활한 흐름을 계단이 가로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2층에 널찍한 덱을 설계, 마당 못지않은 공간으로 활용토록 하겠다는 설계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그네와 지압 돌을 깐 공간, 장독대 등 설치로 다양한 야외활동이 가능토록 했다.

실내공간은 단층의 공간에서 네 가족이 활동한다는 점에 비추어 공간 활용의 실용성에 중점을 뒀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의 대화의 장이 열리는 거실을 중심으로 우측에 복도로 연결해 두 개의 자녀 방을 드리고 좌측으로는 부부침실을, 거실 뒤편으로 주방 겸 식당과 공용욕실을 드렸다. 공용욕실 전실에는 간이 세면대를 설치해 공간 활용의 경제성을 추구했다.

이종구 씨는 남향으로 거실 창을 크게 낸 덕분에 채광과 전망이 좋다는 점에 최고의 점수를 준다. 남측 깨끗한 햇살과 정다운 이웃들을 향해 들이민 거실이다. 또 주방 창으로 고개를 내밀면 봄마다 연분홍으로 지천을 물들이는 복숭아 밭이 보이고 그 뒤 멀찌감치 토실토실 살이 오른 800마리 돼지들의 ‘꿱꿱’ 소리가 있다. 비록 가족들이 고대하던 이층집은 아니지만 전망 좋은 이층에서 이 모든 걸 누리니 가끔은 ‘다 가진’ 것 같은 기분도 내 본다. 田

박지혜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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