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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트렌드 읽기 ④ 원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공동체 만들기 서천군귀농인협의회
2013년 9월 3일 (화) 00:00:00 |   지면 발행 ( 2013년 8월호 - 전체 보기 )

정부에선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갖가지 정책을 추진 중이며, 지자체 또한 도시민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남 서천군 ‘서천군귀농인협의회’는 원주민과 화합하며 마을 공동체 발전에 이바지해 눈길을 끌 뿐만 아니라 ‘귀농인의 집’과 ‘홈스테이’ 등을 통해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줘, 서천군의 귀농 투어를 경험한 이들의 정착률이 높은 편이다.

홍예지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자료협조 서천군귀농인협의회 041-952-2116 cafe.daum.net/scnet



정부의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에 따라 도시민은 귀농·귀촌 시 농업 창업 자금 지원, 주택 마련 지원, 농어촌주택 수리비 등 각 지자체에 따라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이 원주민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일부에서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불공평한 처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원주민과 귀농·귀촌인 사이의 묘한 신경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서천군귀농인협의회의 경우 기존 주민과 공동체를 이뤄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덕분에 서천군의 사례를 배우고자 여러 지자체의 방문이 잦다. 더불어 지역 최초로 폐교를 활용한 귀농지원센터를 설립해 귀농·귀촌인과 지역 주민 모임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외로운 시골 생활이 귀농인협의회 만들어
서천군 내 거주하는 귀농인 약 20명이 2006년부터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2009년 2월 서천군귀농인협의회를 설립하고, 2010년 1월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한 후, 그해 11월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았다. 그 중심엔 서울 토박이 정경환(48세) 사무국장이 있었다.

“처음 경험하는 시골 생활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어요.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 일주일에 한 번, 보름에 한 번씩 꼬박 서울로 올라갈 정도였죠. 그런데 인터넷 귀농 카페를 통해 서천에 거주하는 귀농인들을 알게 됐고 ‘서천귀농인모임’을 함께 결성했어요.”

정경환 사무국장은 2006년 서천군에 정착했다. “서울에서 부동산업을 하며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서천군을 수차례 소개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서천군의 매력에 빠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 시골 생활을 염원하던 아버지를 따라 눌러앉게 됐다.

서천군귀농인협의회는 현재 오프라인에서 약 400명, 온라인 카페에서는 약 2100명의 회원이 활발하게 활동 중인데, 회원 구성은 귀농·귀촌·귀향인부터 예비 귀농·귀촌인, 원주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활동 분야는 도시민 유치, 도농 교류, 귀농·귀촌 교육, 생태건축, 농산품 직거래 등이고,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필요한 정보와 공간을 제공하며 지역 사회 공헌에 이바지하고 있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화합을 만든다

정경환 사무국장은 서천군귀농인협의회가 원주민과 화합하며 가족처럼 지내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실 서천군 자체에서 귀농·귀촌인에게 금전적 혜택을 주는 건 아니에요. 귀농·귀촌에 관한 교육이 다양한 정도죠. 그런데도 처음에는 원주민 사이에서 역차별 얘기가 오가곤 했어요. 아마 그 얘기를 듣고 단순히 원주민의 텃세라고만 생각한 채 소통을 거부했다면 지금처럼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했을 거예요. 우리는 마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이 있다면 적극 참여했어요.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하고 나서부턴 지자체의 여러 공모 사업에 뛰어들어 벌어들인 돈으로 귀농 투어를 개최해 지역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했죠. 하지만 무엇보다 원주민과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은 관심과 배려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교통편이 좋지 않아 병원이나 편의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을 모셔다 드리거나, 마을 행사가 있으면 참여해 좋은 일, 궂은 일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나눴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융화된 것 같아요.”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요새는 오히려 원주민이 먼저 서천군귀농인협의회에 도움의 손길을 건넬 정도다.



예비 귀농·귀촌인의 어려움을 해결하다
정경환 사무국장은 “이곳에 귀농·귀촌한 사람의 70%는 서천군에 연고가 없는 다른 지역 사람이며, 30% 정도는 귀향인이다”고 말한다. 경기도 출신이 주를 이루고, 그 다음으로는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쉬운 인천 출신이 많다. 그렇다면 이들이 귀농·귀촌에 앞서 가장 바라던 사항은 무엇이었을까.

“아무래도 예비 귀농·귀촌인에게는 주택 마련이 가장 큰 문제죠. 빈집 수리 지원을 바라는 사람도 많았고요. 그래서 서천군에 정착하기 전 해당 지역을 경험하도록 지자체에서 위탁을 받아 ‘귀농인의 집’과 회원 주도로 ‘나눔터’를 운영하는데, 여기에 머물며 빈집과 매물로 나온 토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협의에 따라 단기부터 장기까지 유상으로 임대할 수 있고, 입주 자격은 주로 서천에 정착해 주택을 신축 또는 리모델링하려는 예비 귀농·귀촌인이에요.”



또한, 생태건축 실습을 받은 귀농·귀촌인으로 이뤄진 충남형 사회적 기업인 ‘생태건축사업단’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공을 의뢰할 수 있다. 정경환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야외 테이블, 그네, 정자와 같은 제품을 제작하다 그중 재능이 있는 사람이 모여 생태건축사업단을 구성했어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일거리가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 한 채 한 채 지을수록 의뢰가 많이 들어와요. 현재 6채를 지었는데, 꾸준히 생태건축사업단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한편, 이러한 모임 외에도 서천군귀농지원센터에서는 목공·영농·농사 등의 교육을 제공하고, 고용노동부와 연계해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에도 일조한다. 정경환 사무국장은 서천군귀농인협의회가 ‘지역 주민과 융화돼 다 함께 가도록 앞으로도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다.



“귀농·귀촌 후에도 도시 생활처럼 이웃과 단절한 채 지내려 한다면, 외톨이가 되기 쉬워요. 조금만 배려 있는 행동을 한다면 충분히 원주민과 화합할 수 있죠. 재능 기부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작은 배려가 그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죠. 우리 서천군귀농인협의회는 무엇보다 귀농·귀촌인이 서천군민으로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예요. 지금까지는 너무 앞만 보고 달린 경향이 있는데, 이제부턴 천천히 가더라도 모두가 함께할 수 있게 노력해야죠. 그리고 서천군귀농인협의회 내에 있는 작은 소모임을 활성화해 더 많은 사람이 서천군에 이바지하도록 하고 싶어요.”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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