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전원주택라이프



목조주택이 좋아 두 번 짓다 - 양평 280.5㎡(85.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2012-03-13

관공서와 시장, 상가들이 밀집돼 붐비는 양평읍내에서 불과 5㎞ 떨어진 곳이지만 남한강의 운치와 한적함이 있는 곳에 지어진 집이다. 마을 입구에서 한참 들어와 강가에 다다라서야 시원스러운 마당과 큼직한 건물이 그 고고한 자태를 드러낸다. 목조주택이 좋아 10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목조주택을 지은 김용창·한정순 부부의 집을 찾았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회현리 ·대지면적 : 1155.0㎡(350.0평) ·건축면적 : 280.5㎡(85.0평)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외 벽 재 : 고벽돌 ·내 벽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대리석, 마루 ·난방형태 : 1층-펠릿보일러 2층-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에덴하우징 031-771-1306 www.에덴하우징.kr 전원주택 일번지라 불리는 경기 양평에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굳이 두 부류로 나눈다면 한강을 조망하는 강변과 숲과 계곡으로 아기자기한 산자락이다. 특히 강변 지역은 강을 따라 잘 닦인 도로로 동서남북 수월하게 연결돼 접근성 면에서 유리하다. 게다가 지난해 완공된 자전거길이 강변으로 이어져 탁 트인 자연을 감상하며 라이딩과 산 책을 즐길 수 있는 레저 환경도 갖춰졌다. 서해에서 시작되는 경인 아라뱃길(18㎞)과 서울 남북을 가르는 한강자전거도로(63㎞)에 이어, 새로 구축된 남양주 팔당대교부터 양평 양근대교 구간(27㎞)은 국내 최초의 폐철로를 활용한 자전거길이다. 자연체감형 길로 조성돼 폐철로가 주는 운치와 아름다운 강과 숲을 헤치며 달리는 기분은 그야말로 가슴 속까지 후련해진다. 그 이후로 남한강 자전거길(116㎞)이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3보를 거쳐 충주댐까지 이어진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정취에 흠뻑 취한 채 양근대교를 지나 여주 이포보를 향해 달리다 보면 남한강을 바라보는 명당에 앉혀진 전원주택들이 보인다. 김용창(54세)·한정순(53세) 부부의 목조주택도 바로 이쯤에 자리한다. 남한강을 앞마당처럼 삼고 지은 주택이기에 강변 자전거길에서 마당과 건물이 훤히 보인다. 한눈에 봐도 꽤 규모가 있는 양평 주택은 고벽돌로 외부 마감해 고풍스러움을 뽐내고 진달래를 줄지어 심은 나지막한 자연 울타리로 경계를 표시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외부 시선을 의식했을 법한데도 성처럼 높은 담장을 쌓지 않은 점이 인상적이다. 만약 담을 높였다면 이웃과 행인들에게 위화감을 줬을 테고 고립된 느낌의 주택이 됐을 것이다. 그 대신 산책로와 건물 간 거리가 충분한 넓은 정원으로 외부 시선에 대한 부담을 상쇄했다. 흰색 껍질이 매력인 자작나무 몇 그루와 소나무를 비롯한 각종 조경물들이 주택으로 흐르는 외부 시선을 차단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다. 또한 강과 연접한 평지로 이뤄진 지세를 따라 마을 전체가 담을 높게 쌓지 않는 분위기고, 양평 토박이로 지역 사정에 밝고 이웃에게 개방적인 건축주의 내력이 숨어 있기도 하다. 10년 만에 두 번째 지은 목조주택 양평 시내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용창 씨는 강 조망의 현 부지를 포함 2700평을 일찌감치 구입해 뒀다. 김 씨 부부는 얼마 전까지 바로 옆집에 거주했다. 옆집은 60평 규모에 시멘트 사이딩으로 외벽 마감한 경량 목조주택으로 지금은 매도해 다른 건축주가 살고 있다. 옆집을 신축한 10년 전만 해도 경량 목조주택은 드문 시절이었다. 김 씨는 인테리어 자재 유통을 하다 보니 다양한 건축업체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새로운 건축 유형도 빨리 받아들였다. "첫째가 결혼해 며느리를 맞게 되자 집을 늘려야겠다 싶었어요. 앞으로 손주들도 생길 거고요. 그래서 예전에 사 뒀던 옆 부지에 더 큰 집을올리게 됐어요." 한정순 씨는 경량 목조주택에서 10년 살아 보며 만족스러웠기에 다른 건축형태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다. 당연히 목조주택을 짓기로 하고 같은 마을 한 씨의 오빠가 운영하는 은강펜션을 지은 에덴하우징(대표 김태곤)에 건축을 맡겼다. 전원주택을 처음 짓는 경우 공간구성에 대한 생각조차 정립되지 않아하나부터 열까지 업체에 의지하기 일쑤다. 그리고 나중에 가족 취향과 맞지 않아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겪어본 한정순 씨는 공간구성에 대한 의견을 업체에 명확하게 전달한 덕분에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을 얻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평면이 거실 옆에 바로 안방을 배치하잖아요. 그런데 살아보니 그게 좀 불편하더라고요. 바닥면적도 넓으니 복도를 길게 내어 안방을 깊숙한 데 배치할 것을 요구했어요. 그리고 애초에 1층은 부부, 2층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생각하고 설계를 의뢰했지요." 건축주 요구대로 안방은 거실과 매스를 분리해 길고 꺾인 복도로 이어지고 복도는 각종 장식과 조명으로 꾸며 갤러리 형태로 디자인했다. 천장 고가 꽤 높아 웅장함이 감도는 거실은 가운데 복도를 두고 주방/식당과 분리돼 있다. 규모가 큰 공간임에도 아늑함을 유지하는데 톤 다운된 짙은 색상의 마감과 따듯한 색온도의 조명 그리고 독립된 형태로 디자인됐기에 그렇다. 내부 전체적으로 바닥과 벽면, 천장에 요철이나 다양한 재료 적용으로 변화를 주어 공간에 다이내믹함을 얹었다. 담장은 없어도 사생활이 보장되는 공간이 넓다 보니 난방이 문제였다. 공간 계획에서 1, 2층을 분리하면서 난방도 분리했다. 주 사용공간인 1층은 친환경적인 펠릿 보일러, 아이들이 가끔 와서 쉬어 갈 2층은 전기보일러를 설치했다. "펠릿은 한 포(20㎏)에 6,000원으로 겨울에는 8포로 4~5일 나는 것 같아요. 그 정도 때면 충분히 포근해요. 아주 경제적이라고는 할 수 없어도 펠릿이 친환경 재료인데다 쓸 만한 것 같아요. 거실 천장이 꽤 높은데도 목조주택이고 새 집이라 그런지 아주 따듯해요. 혹시나 해서 벽난로도 설치했는데 아직 벽난로는 손도 안 대봤네요." 한정순 씨는 집 짓는 기간 동안 잠깐 양평읍내 콘크리트 빌라에서 지내봤는데 여러 가구가 사는 집이 어째서 불편한지 새삼 느끼게 됐다. 3층에 거주하던 그는 물건 하나 떨어트리는 쿵 소리에도 아래 층에서 심각하게 반응하고, 이웃집 물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릴 정도로 프라이버시가 전혀 보장되지 못함을 느꼈다. 시각적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벽으로 완벽하게 차단됐음에도 사생활이 방해받으니 아이러니였다. 그런 경험을 겪고 나니, 이웃들에게 마당과 대문은 활짝 열려 있지만 프라이버시는 보장되는 여기 전원주택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 됐다고 한다. 글 박지혜 기자 사진 백희정 기자 < Country Home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