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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사는 집_의정부 140.91㎡(42.63평) 복층 보강블록 주택
2014년 2월 26일 (수) 00:00:00 |   지면 발행 ( 2014년 2월호 - 전체 보기 )



건축가가 사는 집
정이 넘치는 행복한 공간
의정부 140.91㎡(42.63평) 복층 보강블록 주택

무리하더라도 서둘러 단독주택을 짓고 살기로 한 이유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어릴 때 단독주택에서 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단독주택 부지를 매입하기 전에 나는 단독주택 생활을 많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아내는 달랐다. 아내는 가끔 나와 함께 내가 설계한 주택들을 구경하고 오면서 내가 설계한 단독주택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꿈을 점점 키워갔다. 아내에게 단독주택은 아이들에게 가정이라는 의미를 구체화할 수 있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고향의 느낌과 소중한 어릴 적 추억을 만들어주는 그러한 곳이었다. 단독주택에서 살기로 한 순간 나는 탁구를 떠올렸고, 중학생인 딸은 다락이 있는 방과 축구 골대가 있는 마당을 꿈꿨다. 하지만 고등학생인 아들은 덤덤했다. 아들에게 어떤 집을 원하는지 물었을 때, 자기 방 도배지 색상을 연두색 계통으로 해달라는 것이 전부였다. 우리 집 설계는 그렇게 시작했다.
글 이동헌<운영건축사사무소 대표> 사진 백홍기 기자


식당은 다용도로 활용할 목적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주방은 풍경이 잘 보이고 통풍을 위해 창을 크게 냈다. 주방과 식당 사이에 모닝 테이블을 두고 후면 덱과 연결되는 창도 따로 만들었다.

식당 전면으로 덱과 마당이 펼쳐져 시원함을 주고, 라티스 벽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했다.

외부 공간 계획_단독주택만의 전유물

외부 공간 구성





스케치

외부 자재 전면

외부 자재 측면


정남향인 대지 여건은 남쪽으로 10m 도로에 접하고, 그 맞은편에 일련의 단독주택지가 있으며, 북쪽에 낮은 동산이 있는데 수령이 꽤 오래돼 보이는 나무가 많다. 전철역(녹양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조성한 단독주택단지임에도 뒷동산의 우거진 수풀로 인해 도시 안의 택지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대지 면적이 256.10㎡(77.47평)인데 앞뒤의 덱Deck과 필로티를 제외한 건축면적이 56.1㎡(17.0평)가 채 되지 않다 보니 활용할 수 있는 옥외 공간이 201.3㎡(61.0평) 정도이다. 단독주택을 짓고 살면 옥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그러한 마음속 그림들을 풀어내기에 부족하지 않은 면적이다. 탁구, 축구, 배드민턴, 자전거, 야외 식사, 휴식, 차 한잔, 담소, 옥외 작업, 텃밭, 잔디, 나무와 꽃 심고 가꾸기, 소낙비 감상, 마당에 물 뿌리기, 한여름 밤의 그네, 해먹 등 아파트에서 누리기 힘든 단어들을 떠올리며 건물의 내부 기능과 연계성을 고려해 외부 공간을 구성했다. 외부 공간에서의 활동도 내부와 연계성이 원활해야 불편함이 없으므로 외부와 내부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132쪽 외부 공간 구성 참조).
외부 작업 공간_단독주택에 살면 왠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았다. 사소한 건물 수리 또는 관리를 위해서도 아내의 가사와 관련해서도 작업 공간이 필요했다. 또한, 그와 관련한 집기들을 보관하기 위한 조립식 창고도 필요했다.
후면 덱_우리 집에서 옥외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질 장소라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탁구대도 놓고 온 가족이 함께 음식도 해서 먹고 여름이면 텐트도 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건물 내부의 기능과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동선을 계획했다.
예비 공간_옥외 공간은 다양한 집기가 수반될 수밖에 없기에 생각보다 수납공간이 더 필요했다. 조립식 창고나 후면 덱에서 수납을 모두 해결하지 못할 경우 예비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자전거 보관_단독주택에 자전거는 당연히 따라오는 필수품이라고 보았다. 우리 집에도 자전거가 3대 있는데 외기에 노출되면 쉽게 녹이 슬고 노후해질 우려가 있어 자전거 보관 장소를 별도로 구획했다.
전면 덱_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다과를 먹으면서 온 가족이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 전면 덱을 생각했다. 식당과 마당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계획했다.
2층 후면 덱_거실과 연결된 후면 덱을 나의 휴식 공간으로 생각했다. 평상을 놓고 거기에 앉아 기타를 치거나 누워서 한가로이 쉬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2층 전면 덱_안방과 연결된 전면 덱을 아내의 휴식 공간으로 생각했다. 안방 한쪽에 있는 옹색한 아내의 작업 공간을 2층 전면 덱으로 보완했으면 했다. 일하다가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계획했다.
프로그램 주차장_주차법규상 1대의 주차 구획을 설치해야 했다. 주차장을 확보해 법규를 충족하면서 주차하지 않을 경우 마당 역할도 수행하는 다양한 옥외 활동이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앞마당_딸아이가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 대지 경계 한쪽에 미니 축구 골대를 놓고 잔디 마당에서 볼을 차는 것이 딸아이의 꿈이었다. 앞마당을 축구와 배드민턴 같은 운동을 하며, 더운 여름날에 스프링클러를 틀고 물줄기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실내 공간 계획_온 가족의 마음이 흐르는 공간


자녀 방은 밝고 아늑한 분위기를 살렸다.

2층 덱에다 텐트를 쳐 놓고 캠핑을 즐길 수 있게 했다.

1층부터 다락까지 연결되는 계단 벽면은 라임색 수성 페인트로 칠해 산뜻한 분위기가 이어지게 했다.

2층 거실은 창을 크게 내 한겨울에도 낮엔 난방이 필요 없을 정도로 따뜻하다.


다락은 영화 감상과 컴퓨터 등 다용도 가족실로 꾸며 집 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 됐다.

안방 한쪽 면에 작업 공간을 마련했고 창을 여러 개 두어 답답함을 덜고 환기가 잘 되도록 했다.

층별 면적을 보면 1층이 56.1㎡(17.0평), 2층이 36.3㎡(11.0평), 다락이 36.3㎡(11.0평) 정도이다. 동쪽에 사적 영역을, 서쪽과 중앙에 공적 영역을 배치했다. 다락으로 인해 공적 영역이 압도적으로 많은데(덱까지 포함하면 80%를 웃돈다) 영화 감상, 탁구, 식사, 담소 등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기를 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각자 1층에서 다락까지 흩어져 있어도 서로의 마음이 흐를 수 있는, 떨어져 있지만 같이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렇게 함께 지내는 실내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처음에 건축 규모를 1층 49.5㎡(15.0평), 2층 33.0㎡(10.0평) 총 82.5㎡(25.0평) 내외로 계획했다. 1층 면적이 49.5㎡밖에 안 되기에 일반적인 단독주택 평면 구성을 적용하기 어려웠다(대부분의 단독주택 1층은 거실, 주방/식당, 다용도실, 마스터 베드룸 등으로 구성한다). 1층에 배분한 면적을 맞추기 위해 거실을 2층으로 옮겼다. 또한, 안방을 1층에 두고 아이들 침실을 2층에 배치하면 공용 화장실을 2층에 설치해야 할 것 같아 화장실이 딸린 안방도 2층으로 옮기고, 그 대신 아이들 침실과 공용 화장실을 1층에 배치했다. 조그만 주택에 화장실을 3개 설치하기엔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아침 햇살을 느끼도록 아이들 침실을 동쪽 면에 배치했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올 때 남측 마당이 시야에 들어오도록 계단실을 서쪽 면에 배치하고, 그 밑 공간을 다용도실로 사용하도록 계획했다. 주방은 후면 덱과 연계성을, 식당은 전면 덱과 연계성을 고려해 배치했다. 주방 평면은 북쪽으로, 딸아이 침실은 남쪽으로 돌출시켜 돌출된 부분을 2층에서 덱으로 활용하도록 계획했다. 한편, 사람도 쉽게 실내와 옥외 활동 공간 사이를 이동해야 하고, 그에 필요한 도구나 물품들도 쉽게 옥외 활동 공간으로 옮겨야 하기에 후면 덱으로 이동을 위해 실내에 후문을 설치했다. 또한, 주방 동쪽 창문을 배선대로 계획해 후면 덱에서 식사할 때 실내에서 후면 덱으로 음식과 집기 등을 쉽게 나르도록 했다.
2층에 거실과 안방을 배치했다. 거실을 2층에 배치한 것은 1층 면적이 넉넉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전면 도로로 인한 사생활 침해도 상당 부분 감소하리란 생각도 반영했다. 채광과 환기에 유리하도록 거실과 안방을 일자형으로 배치했다. 계단으로 올라와 안방에 들어가려면 거실을 거쳐야 하지만, 안방으로 이동이 많지 않기에 건물의 기능상 필요한 요소인 채광과 환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1층 주방과 딸아이 방의 돌출 부분을 2층 거실과 안방의 덱으로 계획해 활용도를 높였다.
다락은 하나의 커다란 다목적실 또는 오락실로 생각했다. 계단실은 평면이 분리되지 않도록 한쪽 편에 최소 공간으로 배치하고, 부족한 수납공간을 다락에서 일정 부분 해결하고자 했다. 비둘기창의 높은 부분이 머리 정도 높이가 되도록 하여 창문을 여닫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다락 천장은 경사면이라 외벽 쪽 천장 면이 낮아지므로 그쪽에 수납장, 피아노, 컴퓨터 테이블 등의 가구를 배치했다.

외벽 마감은 단열재와 마감재를 일체화한 드라이비트를 사용해 비용을 줄였다. 4-5년에 한 번씩 재도장 하면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덱은 PVC라티스로 시선을 차단하고 12mm 투명 강화유리로 지붕을 덮어 안락한 야외 휴식처로 만들었다.

우측면에 후면 덱과 예비공간을 연결되는 예비공간을 뒀다.

후면 덱은 오락 공간과 야외 식당으로 자주 이용하는 장소이다.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

덱을 마당에 들이지 않고 뒤로 빼면서 집 앞을 여유롭게 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
집 뒤편에 커다란 수목과 수풀이 우거진 낮은 산이 있기에 초목을 많이 심어야겠다고 생각지 않았다. 나는 라일락, 아내는 목련과 백일홍, 아들은 단풍나무, 딸은 벚나무를 원했다. 식재 계획의 주안점은 실내에서 잘 보이는 곳에 가족이 원하는 나무를 심는 것, 그리고 계절에 따른 변화감을 느끼도록 계획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주방에서 잘 보이는 곳에 은행나무, 단풍나무, 목련을, 식당에서 잘 보이는 곳에 벚나무, 라일락, 단풍나무를, 딸아이 방에서 잘 보이는 곳에 벚나무와 백일홍을 심고자 했다. 더불어 개개인이 좋아하는 나무 배치가 실내 활동과 연계되도록 했다. 계절의 변화감을 느끼고자 봄, 여름, 가을의 특징을 잘 나타내도록 식재를 계획했다. 봄엔 개나리, 철쭉, 라일락, 벚나무, 그리고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엔 장미를, 여름엔 백일홍을, 가을엔 은행나무, 단풍나무를 통해 계절의 정취를 느끼고자 한 것이다.
단독주택을 짓고 들어와 산 지 2년이 지났지만, 조경 계획은 아직 마음속에만 담고 있다. 가능하면 올봄에 계획을 실행으로 옮겨볼까 한다. 딸아이는 커다란 나무를 심고 그 가지에 해먹을 설치하는 꿈을 아직도 꾸고 있다(딸이랑 아빠랑 정신연령이 비슷하다). 그 정도의 커다란 나무를 우리 집 마당에 심기는 어려울 거로 생각한다. 딸아이에게 미안하다.
경제적 사정으로 집을 짓는 데 돈을 최소화하고 작게 지으려고 무던히 노력했는데, 아이로니컬하게 그렇게 만든 작은 집이 이렇게 큰 여유를 만들어줄지 나도 몰랐다. 여태껏 설계하면서 최고의 칭찬을 딸아이한테 들었다. 어느 날 딸아이가 다가와 환하게 웃으며 “아빠, 우리 집은 힐링 하우스야. 집에 돌아오면 학교에서 힘들던 것이 저절로 사라져 버려”라고 말했다.田

건축정보
·위    치: 경기도 의정부시 체육로 249-48
·용도지역/지구: 1종 전용주거지역, 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주  용  도: 단독주택
·건축규모: 지상 2층
·대지면적: 256.10㎡(77.47평)
·건축면적: 102.38㎡(30.97평) / 건폐율 39.98%
·연  면  적: 140.91㎡(42.63평) / 용적률 55.02%
·건축구조: 보강블럭조
·외  벽  재: 외단열 시스템(드라이비트)
·지  붕  재: 아스팔트 슁글
·설계 및 시공: 운영건축사사무소 010-3465-3264
 
http://blog.naver.com/woonyoung333

설계 콘셉트
외부 공간 계획_탁구도 하고, 음식도 먹고, 차도 마시고, 빗소리도 즐기고, 여름날에 텐트도 치고… 외부 공간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실내 공간 계획_4인 가족이 생활하는 데 있어 적정하면서도 최소한의 공간 구성을 만들고자 했다. 가족이 함께 쉬고 즐길 수 있는 쾌적한 공간 그러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규모가 작은 단독주택이다 보니 붙박이 수납공간을 많이 확보하고자 했다.
에너지 절약 계획_햇볕이 잘 들고 자연 환기가 잘 되도록 계획하고자 했다. 단열, 방수 처리 계획을 잘하여 냉난방비도 줄이고 결로나 비가 새는 일이 없도록 하고자 했다.
비용 절감 계획_불필요한 면적이 생기지 않도록 기능이 확보되는 선에서 최대한 저렴한 자재 선정을 통해 공사비용을 줄이고자 했다.

이동헌<운영건축사사무소 대표>
좋은 주택 설계는 건축가 혼자만의 노력으로 절대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건축가는 건축주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건축주의 의견을 수렴해 건축주의 관심과 생각을 설계에 합리적으로 녹아들일 때 비로소 좋은 주택 설계가 이뤄진다. 좋은 주택에 사는 것은 명랑하고 성격 좋고 현명한 배우자와 함께 사는 것처럼 행복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므로 설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1989년 홍익대학교 건축과 졸업, 현재 운영건축사사무소 대표. *주요 작품_헤이리 바우재, 헤이리 미디어통하다(2010년도 경기도 건축문화상 주거 부분 수상), 동탄 대우 푸르지오하임 타운하우스(2011년도 국토해양부장관상 타운하우스 부분 대상), 녹양동 단독주택, 위미리 달파란 게스트하우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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